치유재활

회복경험담

도박경험자(도박자) [성인] 회복의 여정을 가는 길

작성일2020-12-07 조회수614

심각한 도박중독에서 5년 차 단도박으로 지내온 4년… 인생을 살아가면서 경험할 희로애락을 다 느낀 것 같습니다. 


첫째, 도박으로 큰 기쁨을 누렸다고 생각했지만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북부센터의 프로그램과 G.A.모임에서 진정한 기쁨을 알게 되었고 둘째, 도박하던 지난날을 후회하면서 분노를 경험했고 셋째, 가족과 지인에게 준 슬픔은 더 큰 아픔이 되어 돌아왔으며 넷째,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는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를 닮고 싶었습니다. 여섯 형제 중 막내로 어머니의 품에서 잠들던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저녁이면 호롱불 밑에서 삼국지를 소리 내어 읽어주셨고 어머니와 저는 이불 속에서 이야기를 듣다 잠이 들곤 했습니다. 어린 시적 들었던 삼국지 내용이 지금도 선한 것은 저의 기억력이 탁월하다기보다 아버지의 사랑 넘치는 마음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부모님이 부부 싸움하시는 것도 한 번 본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반말하는 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버지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비록 환갑이 지난 나이에 깨달았지만 아버지가 하신 것처럼 가정에 충실하고 아내에게 사랑을 주고받으며, 사랑하는 자녀들이 성공해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꿈입니다. 


저에게는 천사 같은 아내가 있고, 사랑하는 세 딸이 있습니다. 전부 본인 전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살아가는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런 자녀들이 있기까지는 모진 고통을 감내하면서 세 딸을 키운 아내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1998년경 사업을 시작할 때 직원들을 퇴근시킨 후에도 저희 부부는 밤새 작업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새벽 두세 시쯤 되면 아내는 차를 몰고 학원에서 끝나는 딸을 태우러 갔고 집에 가서 새벽밥 해먹여 자녀들을 학교 보내고, 또다시 공장으로 출근… 잠은 하루 한두 시간 자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그 시간 저도 작업한 물건을 싣고 새벽 납품을 다녀오면 아침이 되고 직원들이 출근하니 같이 일을 하고… 이런 생활을 8년 여 동안 반복하다 보니 돈은 많이 벌었습니다. 


우리 평생에 그 큰돈을 만져 보리라 생각도 못 했는데 돈을 많이 버니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습니다. 이제 그만 벌어도 된다고 자녀들 학교도 모두 졸업시켰고 막내만 유학 중이어서 이제 여생을 즐길 생각에 잘 나가던 사업을 접었습니다. 


그때부터 도박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가볍게 즐기던 도박으로 그 많던 돈을 탕진하고 파탄 지경에 다다랐고 급기야 정신병원, 교도소… 별일을 다 겪었습니다. 


어느 날 교도소 수감 중 둘째 딸이 면회를 왔습니다. 그리고 울면서 하는 말이 일을 그만두겠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교도소에 수감 중인데 무슨 낯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겠냐는 것입니다.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날마다 편지로 설득하고 나의 잘못을 진심으로 자녀들에게 사과하며 네가 쌓아온 것을 못난 아비 때문에 포기하지 말아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하였습니다. 둘째 딸은 결국 제 사과를 받아 주었습니다. 


지금은 정말 행복합니다. 정기적으로 센터에서 가족 모두가 상담받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을 센터장님에게 체크받고 다짐하면서 새 힘이 났고, 딸들도 함께 상담을 받으면서 도박중독자의 가족병에서 많이 회복되었다고 말할 때 행복할 뿐입니다. 


단도박으로 얻고 배운 것이라면, 겸손하고 정직하게 살면서 지난날을 반면교사 삼아 이제 다시는 주위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하지 않아야겠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아내와 요양원을 운영하며 낮에는 농사일로 바쁘고 힘들지만 이런 삶이 감사하고 즐겁기만 합니다. 


저 나름의 원칙과 안전장치를 하고 실행해 보니 단도박이 잘 지켜지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주위 모든 지인에게 나는 도박중독자임을 알리고 나와 돈 거래를 하면 절대로 못 받을 줄 알라 이야기하고, 둘째는 돈에 관해서는 아내에게 일임하는 것, 셋째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받는 것과 G.A.모임에 참석해서 충실하고 겸손하게 배우는 것입니다. 


저는 이 세 가지 안전장치 덕분에 도박을 하려야 할 수가 없습니다. 


“도박중독자인 제가 도박 충동을 왜 느끼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그때마다 걸어놓은 안전장치에 걸려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업더군요. 도박 충동은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도박을 생각했던 나를 원망하며 다시 평온해집니다.” 


지난 한해는 G.A.모임 296회,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북부센터에서 실시한 모든 프로그램을 참석하며 아내와 자녀들도 상담을 꾸준히 받아 온 기쁘고 행복한 치유와 회복의 여정이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회합과 모임이 잠정 중단되었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나로 인하여 무시무시한 고통과 가슴 아픈 세월을 보낸 아내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들에게도 도박 중독자인 아비의 부끄러움까지 인내해주어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합니다. 


고문진보라는 고서에 “東隅已逝(동우이서) 桑楡非晩(상유비만)”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젊은 소년기는 지났지만, 아직 노년은 이르니 늦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제는 나도 살고 남도 살리는 겸손하고 진실되며 정직한 삶을 살 것을 여러분 앞에서 맹세하면서 恩上加恩(은상가은)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임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2020년 회복자 성장대회 수기집 –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해당 저작물은 공공누리의 4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만족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