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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경험자(도박자) [성인] 두 번 다시 잃고 싶지 않는 것들

작성일2020-12-07 조회수702

안녕하십니까? 도박중독자 옥포 김입니다. 한국도박관리센터와 G.A.모임을 알게 되어 조금씩 도박에서 멀어지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잊고 싶고 지우고 싶은 도박... 제 단도박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친구들과 내기하기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면 항상 내기도박을 했습니다. 


처음 도박을 접하게 된 것은 스포츠도박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친구는 스포츠도박으로 제가 만질 수 없을 정도의 큰돈을 땃었고 항상 술을 사주며 함께 스포츠 경기를 보곤 했습니다. 돈을 따면 기분이 좋아 술을 사고, 잃으면 화가 나서 술이나 더 먹자는 그런 만남이 반복되었습니다. 돈을 잃는 날이면 입버릇처럼, 절대 도박은 하지 말라고 하루도 잠을 편하게 자본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2년의 세월이 흐르고 일에 점점 무료함을 느껴갈 때였습니다. 스포츠도박을 하던 친구는 밤에 일하고 낮에 혼자 있었기에 시간이 날 때면 친구 집으로 갔고 스포츠 경기와 배팅 사이트를 틀어놓고 자다 깨기를 반복했습니다. 당시 월급에 여유가 조금 있었던 저는 재미삼아 10만 원만 해보자는 생각에 불법 사이트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보름간 5만 원을 잃고 재미를 느끼지 못해 남은 금액만 배팅하고 접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다음날 30배 가량 돈이 불어났습니다. 당장 백화점에 가서 갖고 싶던 명품을 샀습니다. 남은 돈으로 계속 배팅, 결국 또 10만 원이 남았습니다. 한번만 더 하고 접자며 남은 금액을 전부 배팅했습니다. 다음날 돈은 20배 가량 불었고 도박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져 언제 어디서든 베팅 생각만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도박은 멈추지 않았고 조금씩 잃어갈 때쯤 저의 도박 본능이 완전히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퇴직금 마저 모두 날리고 생전 처음 대출까지 받았습니다. 집사람이 퇴직금에 대해 계속 독촉하자 본가 부모님과 집사람을 불러 이실직고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과 집사람은 처음이니 그럴 수 있다. 다시 안 하면 된다 다짐을 받아내고 일정 부분에 대해 도와주셨습니다. 그때 잠시 정신을 차리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가게에서 버는 돈을 가지고 다시 도박을 했습니다. 도박에 빠져 가게에 집중하지 못하다보니 매출은 점점 중ㄹ어 가게를 접고 직장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와중에 도박에 빠져 있으니 일을 하기는커녕, 모든 게 불만이었고 몇 번의 이직을 거듭하게 되었습니다. 현금서비스, 카드론, 대부업 대출 등으로 도박 자금을 계속 마련했고, 그렇게 돈을 다 잃고 본가를 찾아갔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집사람 모르게 빚을 다 해결해 주시며 마지막 기회라고 다시 한번 그러면 못 산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또 며칠을 못가 도박이 시작되었습니다. 더 짧은 시간에, 갚아주신 금액보다 더 큰 금액의 부채를 안고 감당할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술을 잔뜩 먹고 집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냥 죽겠다고... 도박으로 2억 가까이 빚졌으니 살고 싶지 않다고... 막내가 태어나기 얼마 전이었고 몸도 마음도 힘들었을 집사람이 오히려 제 손을 잡아 주었습니다. 집사람은 아이들 때문에, 아니 저를 살리고 싶었는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신혼집을 팔았고, 부모님은 급한 돈 일부를 갚으라고 또 수천만 원을 저에게 주셨습니다. 미쳐있던 저는 그 돈을 또 도박에 썼습니다. 


아버지는 잔뜩 술에 찌든 저를 보고 나가 죽으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죽고 싶다고 제발 좀 죽여달라고 소리쳤습니다. 이제는 끝이구나, 집사람도 부모님도 내 편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살고 싶지도, 살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집사람은 진짜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살아보자고 햇습니다. 


그 이후 G.A.모임에 집중하게 되었고 주변의 많은 도움으로 현재까지 단도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년 여의 시간이 흘렀고 지금도 힘들지만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가진 게 없어도 가족들과 이렇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가끔씩 부부싸움을 하는데 서로에 감정에만 휩싸여 옆에서 우는 아이들은 생각지도 않고 서로를 죽이고 막말들로 가슴에 못질합니다. 얼마 전 부부 싸움 후 누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너도 집사람도 힘든 것 다 아니까 이제 그만 좀 싸우라고. 네가 도박에 미쳐 이렇게 만들었으니 네가 다 감수해야 하는 거라고. 집사람도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순간 기분에 휩싸여 하고 있다고 본인도 알고 고치려 하는데 쉽지 않다고 합니다. 죽고 싶고 옆에 아무도 없을 때 집사람이 네 손 잡아 준것처럼 이제는 네가 집사람 손을 잡아 주라고 합니다. 


맞습니다. 이 모든 게 저에게서 시작되었는데 아직도 제 생각만 하는 놈입니다. 단도박을 2년이나 했는데 왜 사소한 것도 이해를 못해주나 하는 서운함이 생기는 것을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요즘 막내가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아빠, 엄마랑 싸우지 마. 싸우면 혼난다.“ 


첫째는 어린이집에서 그림을 그려왔는데 자신을 그리고 '많이 사랑해주세요', '엄마 울지 마세요, 힘내세요'라는 문구를 적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이혼에 관한 동화책을 들고 와 엄마에게 물어봅니다. 아빠하고 엄마도 이렇게 할 거냐고, 이혼할 거냐고. 한동안 서럽게 엉엉 울고 서 있습니다. 한참을 울고서야 아빠, 엄마가 싸울 때 너무 무섭고 시장이 쿵쾅거린다고... 아무것도 모를 8살 아이가 부모에게 제발 싸우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못난 아빠를 만나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많이 줍니다. 아이들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아직도 무슨 자존심과 할 말이 남았는지 짜증과 큰소리부터 나옵니다. 저희 부부는 다시 다짐합니다. 이제는 아이들 보는 앞에서는 절대 싸우지 말자고... 참 힘든 일입니다. 사소한 다툼이 시작되면 자제가 안 되지만 꼭 지켜야 합니다. 


도박중독이라는 나쁜 병에 걸려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또다시 상처를 주는 일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한 인터넷 방송을 봤습니다. '도박을 어떻게 끊어요?'라는 물음에 진행자가 말합니다. '네 삶을 끊던지, 도박을 끊던지'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저는 제 손을 잡아준 가족들이 있기에 삶이 아닌 도박을 끊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꼭 도박중독이라는 병을 이기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도박을 하고 집에 알렸을 때 세상에 혼자 서 있고 가진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가족, 집, 돈, 차... 도박으로 다 잃었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이제는 가진 게 아주 많습니다. 금전적으로는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두 번 다시 잃지 않기 위해 저는 단도박을 꼭 유지하겠습니다.


출처: 2020년 회복자 성장대회 수기집 –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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