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경험담
도박경험자(도박자) [성인] 바닥치기와 패배 인정의 쓴 맛
강원랜드에서 가볍게 돈을 딴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 회사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 해외 휴가 중 카지노 출입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잃기도 하고 따기도 하다가 어늘 날부터는 수백만 원, 수천만 원,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 수억 원대의 돈을 따게 되었고, 이후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회사를 등한시하고, 주말마다 카지노 및 해외여행을 즐기는 생활이 계속되었습니다.
카지노의 호화로운 서비스는 더해갔지만 더 많은 돈을 잃게 만들기 위한 미끼일 뿐이었고, 손실을 회수하기 위해 제 게임패턴, 하루 단위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했지만 결국 저는 도박에 패배했습니다.
마카오,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등을 오가며 화려한 생활을 하던 중 캄보디아 현지 상류층으로 직원 100명의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진실된 내가 아닌 화려한 빈 껍데기로 이루어진 허상이었고 약 3개월 만에 모든 것을 잃은 동시에 결혼생활도 끝이 났습니다.
한때나마 꿈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현재ㅐ는 직장, 미래, 돈, 인간 관계 등 모든 것을 잃었으며 감정조절능력과 일상생활을 망가뜨린 도박중독의 폐해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개인회생을 개시하고 새로운 직장에 정착하려고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힘든 고비마다 도박으로 도피했고 당연히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결국 수습을 위해 아무 직장에나 들어가 첫 달 월급을 받아 잠적해버리고 다시 탕진했습니다. 나중에 헤아려보니 직장을 12번 옮겨 다녔습니다. 옛 기억을 잊지 못하고, 닥치는 대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 다시 큰돈을 따겠다는 허황된 시도를 계속하였지만, 실패가 계속될수록 절망감은 커져만 갔습니다.
어느 날 문든 돌아보니 도박을 시작한 지 5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무서웠습니다. 그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발전해 나가는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도박은 돈뿐만 아니라 스스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시간과 기회마저 빼앗아 갔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 단도박을 결심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명상이나 사우나, 드라이브를 하는 시간이 심신 안정에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 밖에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맛있는 것을 먹기도 하며, 부정적 감정이 일어날 때는 푹 자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심각할 때는 병원에서 약(항우울제)을 처방받기도 하였고, 자격증 취득 등 자기 계발에 매진하였습니다.
그중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이용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사를 하거나 지역을 옮길 때는 센터 이관등록부터 했습니다. 욕구와 부정적인 감정이 고조될 때는 전화상담을 했는데, 상담이 끝난 후에는 자살예방센터 등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센터의 집단상담에 참여하시길 권합니다. 회복 초심자에게 처음에는 낯선 환경입니다. 그러나 같은 고통을 겪은 분들의 경험담과 매주 자신의 생활을 이야기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어디에서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편안함이 생깁니다. 그 속에서 조금씩 회복으로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센터 송년의 밤에도 꼭 참여하세요. 마치 영화제나 연말 TV 대상처럼, 1년간의 단도박 생활을 돌이켜 보고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는 멋진 추억이 될 것입니다.
회복자 인턴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상담학 학위취득, 필요자격증을 취득하려 노력했고 그 결과 지금은 회복자 인턴으로 센터에서 일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중독상담 및 치료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상담과 도박문제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나, 이론공유 및 자기 탐색을 통해 저 자신이 중독자임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남 탓하던 많은 부분이, 실은 제 잘못임을 직면하는 것은 매우 괴로웠습니다. 긴 시간에 걸쳐 이를 받아들이고G.A.에서 말하는 '성격상의 결함'을 개선하려 노력했습니다. 또한 사회복지사 자격 취득, 도박중독치유상담사 양성과정 이수 등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과정을 겪고 계신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재발 및 회복의 반복 과정에서 스스로 '바닥치기'를 겪고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중독자 본인뿐 아니라 지인, 가족 등 주변까지 정서적,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것이 냉엄한 사실입니다.“
누구보다 절실히 그 과정을 겪었던 자로서 그 상황을 귀담아듣고 공감하며 고통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겪지 않아도 될 낙인과 고통으로 빠지지 않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좋은 한마디 : 지금의 고통은 기나긴 인생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이 또 한 지나가리라 믿습니다.
쓴소리 한마디 : '있을 때 지키자', 제아무리 회복하고 성실히 지낸들 그런 것을알리 없는 냉엄한 사회적 관계에서 '한번 잃은 신뢰'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철석같이 믿었던 친척, 가족, 친구에게조차! 그 트라우마는 영원히 가며 현재 진행 중입니다.
출처: 2020년 회복자 성장대회 수기집 –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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