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재활

회복경험담

도박경험자(도박자) [성인] 진흙에 가지 않으면 빠질 일도 없듯이

작성일2020-12-07 조회수569

올바르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인생. 최소한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살아야 했는데, 뒤돌아보니 후회가 많이 듭니다. 왜 그때는 그렇게 살아야만 했을까? 왜 좀 더 빠르게 헤어 나오지 못했을까? 고민도 해보았지만 쉽지 않았고 마음 한구석에 도박으로 시작한 문제를 도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을 뒤늦게 알 수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내기를 좋아했기에 구슬치기, 부르마블을 하면서도 항상 내기를 하였고 청소년기에는 고스톱, 포커, 바다이야기 등 돈을 거래하는 게임에 빠졌습니다. 주식, 온라인도박 등 내 삶에 꼬리표처럼 항상 달고 다녔던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금전적인 피해로 가족이나 지인과의 불화가 생겼을 때, 그때라도 정신 차렸다면 지금의 때늦은 후회를 조금이나마 잠재울 수 있었을텐데... '내가 해결해야지','좀 더 큰 금액으로 복구할 수 있을 거야'라는 허황된 꿈으로 무너져버린 인생이었습니다.


도박으로 얻는 피해는 감당하기가 힘들지만 가족과 지인의 도움으로 조금씩 힘을 얻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중독'이라는 단어의 무서움을 이제 분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도박중독에 빠져 일상생활 속에 무기력, 거짓된 대화, 돈에 대한 가치 인식 부족, 업무 태만, 음주, 유흥 등 방탕한 생활이 결국 건강까지 해쳤고 가족과의 관계도 악화시켰습니다.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지만,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더 큰 불행으로 확대되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성과이자 자랑입니다. 현재가 일상이 되기까지 참 어려웠으나 주변의 도움이 도박중독에서 벗어나는데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10여 년간 문제를 알면서도 빠져 나오지 못한 이유는 중독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으며 상담, 문제 인식, 대처 방법 등을 통해 느끼고 절제하는 방법을 생활 속에 적용함으로써 조금씩 변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회복함에 있어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나의 문제를 숨기지 않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옆에서 감시하게 요청하였고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 되면 나를 외면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더 이상 외톨이로 살고 짚지 않은 마음을 좀 더 확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진흙에 가지 않으면 빠질 일도 없듯이' 잘못된 길을 가는 친구, 게임방, 로또방, 온라인게임 등을 등한시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어디를 가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메시지와 사진으로 가족과 공유하여 믿음감을 심어 주고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신용 정보 사이트에도 가입하여 수시로 확인합니다. 집에 들어오면 휴대전화는 지정 장소에 보관하고 가급적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센터 내 자조 모임 활동을 통해 변화된 마음가짐을 점검하며 살아가려 노력 중입니다.

 

아직도 힘든 부분은 분명 남아 있습니다. 무너진 가족의 신뢰와 도박 채무는 오랜 시간을 들여 풀어야 하는 숙제이기에 주변의 도움 없이는 모든 게 쉽지 않습니다. 가족의 배려와 격려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도박에서만 벗어나면 모든 게 끝날 것 같으나 후유증이 남아 있길에 일상의 복귀는 오히려 도박중독 시기보다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 때늦은 후회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꺠우치고 가족의 품으로 복귀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 또한 과거에 절망보다는 앞으로의 남은 시간을 바라보고 어떻게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고 다짐하는 자세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출처: 2020년 회복자 성장대회 수기집 –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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