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경험담
도박경험자(도박자) [성인] 내가 앞으로 나아 가야 할 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에 다니고 있는 회복자입니다. 스스로 도박중독자라고 인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인정하고도 많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경제적 문제와 가족, 주변 지인과의 불화 등 누구나 살면서 겪어볼 만한 문제지만 저에겐 아주 크게 다가왔습니다.
초기에는 ‘어떻게 돈을 갚아야 하나’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센터에 왔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돈은 상관없다’, ‘천천히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빚은 언젠간 갚을 수 있다’고 이야기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있는 문제만 해결하려다 보니 다시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재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돈을 도박에 쓰고 난 뒤 자살을 하려는 마음 먹고 실행에 옮겼지만 우연의 일치라도 되듯 부모님께서 저를 발견하고 그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처음으로 아버지의 손찌검을, 어머니의 울음을 생생히 느끼고 들었씁니다.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내가 단도박을 하지 않으면 나도 가족도,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피폐해지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박혔습니다. 그 뒤로 저는 약 16개월의 단도박 생활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중간에 힘든 시기가 오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센터를 이용하고 다른 단도박자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이겨냈습니다. 단도박 유지에 좋았던 방법은 도박충동과 힘든 시기를 쳇넡와 가족 그리고 단도박을 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었습니다. 답답했던 속이 내려가고 다시 한번 더 의지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반대로 효과적이지 않았던 방법은 그저 묵혀두는 것이었습니다. 초기에 센터의 중요성을 모르고 ‘그깟 도박쯤이야, 그냥 참으면 이겨지겠지.’ 라고 생각하며 무작정 참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다시 도박의 길로 빠졌습니다.
현재 개인회생을 진행 중인데 회복을 유지하는 방법 중에 하나의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매달 변제금을 낼 때면 ‘그래, 이 돈을 도박에서 잃지 않고 내 빚을 갚고 있으니 나를 위한 투자다.’ 라고 생각하며 지내다보니 한결 편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회복 초기 단계를 걷고 게신 초심자분들에게 꼭 전해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첫 번째, 단도박은 절대로 단기간에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도박문제는 가족들과의 신뢰, 경제적인 문제, 사회적인 관계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돼있고 이 문제들은 단기간 한번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절대로 빚은 가족 혹은 남에게 갚아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번만 갚아주면 다시는 안 해야지.’ 라는 마음은 오래가지 못할뿐더러 빚이 없으니 또다시 도박충동을 강하게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주기적으로 상담센터를 이용하고 단도박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출합니다.
저는 자차로 왕복 3시간 거리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보다 짧고 단도박을 해야 할 길보다 짧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3~4회 정도 오가며 센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자조 모임도 나가게 되고 집단상담에서 의견을 낼 수 있었으며 회복자 모임까지 하면서 다른 회복자분들의 상담에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내가 걸어왔었던 길, 내가 했던 방법 중 효과적인 것과 효과적이지 않은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단도박을 이어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린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의 뇌는 고장 났고, 회복하는 길에 서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제는 소소한 행복에도 즐거움을 찾는 모두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2020년 회복자 성장대회 수기집 –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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